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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망한영화리뷰

<하이파이브> (2025, 한국)

by 전기운동화 2025. 10. 21.

1. 영화 개요와 첫인상

<하이파이브>는 2025년 5월 개봉한 한국 영화다.
우연히 초능력을 얻은 사람들이 힘을 합쳐 악당을 물리친다는 이야기.
“K-히어로 물의 탄생”이라는 홍보 문구가 있었지만, 솔직히 말해 K-히어로 물이라면 없는 게 나았을지도 모른다.

영화가 형편없는 이유가 배우 탓은 아니다.
문제는 선택과 연출의 실패다.
집에서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감상했으므로 화질과 음질은 창작자의 의도를 100% 반영했는지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기술적 한계를 감안해도, 영화 자체의 문제는 명확하다.


2. 스토리와 설정 – 초능력 붕괴

영화의 핵심 컨셉은 이해된다.
초능력을 나눠 가진 일반인 네 명과 악당 한 명이 힘을 합쳐야 승리한다는 구조.
문제는 영화가 이 설정을 스스로 붕괴시켜 긴장감과 몰입을 만들지 못한다는 점이다.

기승전결과 갈등, 화해, 가족과 사회적 연대의 메시지는 존재한다.
감독이 그것을 전달하려 했다면, 목표는 달성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폭소, 스릴, 몰입, 감정이입, 연작 기대감, 유니버스 확장 같은 요소는 전혀 충족되지 않는다.
결국 <하이파이브>는 이야기보다 잡생각을 유발하는 장치가 되고 만다.


3. 음악 – 장면보다 노래가 주인공

감독이 음악을 좋아하는 건 알겠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음악 사용은 자기복제 수준을 넘지 못했다.

전작 <써니>에서 시위 장면에 흘러나온 Touch by Touch가 장면을 압도하며 논란이 된 것처럼,
<하이파이브>에서도 음악이 장면을 대신한다.
야쿠르트 카트 추격 장면에 삽입된 “Never Gonna Give You Up”은
관객의 주의를 음악에만 쏠리게 하고, 추격전의 속도감이나 아찔함은 전혀 전달하지 못한다.
즉, 음악은 장면을 돋보이게 하기보다 장면 자체를 희화화하는 도구가 되어버렸다.


4. VFX – 한국형 슈퍼히어로의 민낯

“K-히어로 유니버스”라는 홍보 문구가 있었지만, VFX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전동 카트 추격 장면에서는 속도감과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누가 봐도 CG가 티가 나며 현실감은 사라졌다.
만약 제작사가 충분한 리소스를 투입했다면 최소한 긴장감을 살릴 수 있었을 텐데,
현실은 관객과 영화 모두에게 실망만 남겼다.
한국 영화 산업에 대한 투자와 경험 축적은커녕,
오히려 “기대 이하”라는 부정적 인식을 남긴 셈이다.


5. 총평 – 시간 아까운 영화

<하이파이브>는 영화라기보다 잡생각을 유발하는 장치다.
배우나 음악, 기술적 요소의 개인적 재능은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영화 선택과 연출, 장치 활용의 실패다.

극장에서 보든, 디즈니 플러스에서 보든 차이는 크지 않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굳이 볼 필요 없는 작품이며,
시간과 기대를 투자하기보다는 그냥 지나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