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시작은 단순한 기록이었지만, 기술의 진보와 함께 인간의 감정과 이야기를 전하는 ‘영상언어’로 발전했습니다.
뤼미에르 형제의 실험에서 출발한 다큐멘터리는 일상의 순간을 예술로 바꾸는 인간적 시선의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큐멘터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큐멘터리의 발전을 이끈 기술과 영상 언어에 대해 생각해봐야 합니다.
기술과 영상언어
사람들은 1890년대 중반에 최초로 움직이는 사진을 만들었다. 그들은 카메라, 필름, 음향기기, 편집 장비 같은 도구와 함께 영상언어는 물론 관객의 마음과 정신을 감동시키는 능력도 발달시켰다. 이 시기에 영상언어를 포착하는 관객의 능력도 서서히 진화했고, 영화 제작자들도 더욱 정교한 이야기 전달 방법이 필요했다.
긴 역사 속에서 단지 10여 편의 뛰어난 작품들(오늘날의 관객들도 감탄할 수준이다)만 을 살펴봐도, 뭔가 감동적인 것을 말하려는 영화 제작자들의 필요성에 맞춰 다큐멘터리 기술과 다큐멘터리 언어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충분히 알 수 있다. 어떤 이들은 고전 다큐멘터리는 별로 배울 것이 없는 공룡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영상언어를 둘러싼 모든 진보, 모든 기술적 논쟁과 윤리적 논쟁은 오늘날에도 그대로 남아 있다.
영화는 사람들의 삶이 복잡하게 서로 얽혀 있는 인간적인 예술이다. 이는 다큐멘터리를 만들 때 기억해야 할 중요한 메시지이다.
태동기
프랑스의 오귀스트 뤼미에르와 루이 뤼미에르 형제가 영화의 기초를 세운 것은 1895년이다. 화가이자 사진사였던 그들의 아버지는 리옹에 사진관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사업차 뉴욕으로 여행을 갔다가 에디슨의 키네토스코프를 구경하게 됐다. 키네토스코프는 상자 속에서 이미지가 돌아가는 방식이었는데, 그는 자신의 아들들이 상자 속에서 이미지를 꺼내 대중 앞에서 상영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은 아버지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형제는 재봉틀의 간헐적인 움직임에 착안하여 손으로 크랭크를 돌리는 카메라를 만들었고 일상생활을 촬영한 50초짜리 영화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들의 기술은 스틸 카메라 촬영과 같은 방식으로 삼각대 위에 카메라를 고정시켜 놓고 사람들이 화면 안으로 들어왔다 나가게 하는 간단한 것이었다. 원본 필름에서 다시 마스터 테이프를 만들어 DVD로 출시한 <뤼미에르 형제의 초창기 영화들>(1895-1897)은 아직도 영화 요람기의 신선함을 전달하고 있다. <공장을 떠나는 노동자들〉에서는 뤼미에르 공장의 노동자들이 점심을 먹으러 공장 문을 나서고, 《물 뿌리는 정 원사 〉에서는 정원사가 호스 장난의 희생자가 된다. <기차의 도착)은 기차역의 일상을 기록한다. 승객들은 신기한 듯 카메라를 쳐다보고, 기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역사를 창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뤼미에르 형제의 단편들은 그들이 관찰한 혹은 관찰한 것처럼 꾸민 사건들을 담은 짧은 이야기들이며 컷이라든가 카메라 움직임이 없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촬영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아이 기 르기〉라는 단편에 직접 나오는 오귀스트 뤼미에르와 그의 아내는 자신들의 딸을 카메라에 보여주며 즐거워하고, 다른 단편에 나오는 정원사는 고용주를 위해 서투르게나마 연기하는 것을 즐기고 있는 듯하다. 이 단편들은 세계 최초의 홈 무비이고, 소박하지만 아름답다. 당시에 만든 단편들이 언제나 '현재'라는 점에 주목하자. (항구를 떠나는 배)는 1세기 전에 일어난 사건이지만, 영화가 상영될 때마다 관객은 즉시 그 장소에 존재하게 된다.
뤼미에르 형제는 나무와 황동으로 만든 작은 카메라에 광원 장치를 연결시켜 촬영기는 물론 영사기 겸 인화기로도 사용하도록 설계했다. 그들이 고용한 카메라 기사들은 이국적이고 뉴스 가치가 있는 사건을 촬영하기 위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그들이 제작한 영상은 새로운 사업을 형성하면서 영화라고 불리게 되었다. 처음엔 카메라를 고정시켰지만 곧 누군가가 규칙을 깨고 베니스의 곤돌라 위에서 움직이는 쇼트를 촬영했다. 이어서 다른 사람들이 모방하기 시작했고 달리는 마차나 기차에서 촬영을 시도했다. 영화언어를 발전시키려는 노력은 그 이후 에도 계속됐다.
지금까지 알려진 초창기 영화보다 앞선 필름들이 계속 발굴되고 있다. 1990년대에 들어와 프랑스의 한 요양소 지붕 밑 방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뤼미에르의 영화 두 편이 발견되었다. 이 필름들은 한 세기 전에 환자들을 즐겁게 한 뒤에 줄곧 비스킷 통에 담겨 있었다. 영국 북부에서는 공장 건물을 철거하다가 190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28시간 분량의 필름들이 들어 있는 통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 필름들은 〈전기로 만들어진 에드워드 시대: 미첼과 케넌의 사라진 영화들 〉(2005, 영국)이란 제목의 DVD로 출시되었다. 두 명의 사진사는 분주한 거리 풍경과 같은 날 밤의 모습을 촬영했다. 유튜브를 통해 서도 볼 수 있는 이 필름에서 상인들은 말이 끄는 마차를 타고, 어떤 사람은 거리에서 빈둥거리고, 노상강도 짓을 하는가 하면 자전거를 타고 심부름을 가기도 한다. 이 중에는 영화 역사상 최초로 촬영 과정을 연출하는 사람의 모습도 보인다. 그는 카메라맨 중 한 사람으로 시장에서 촬영하면서 주위 사람에게 자기가 원하는 행동을 해달라고 지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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